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대에게

 

 

 

 

 

 

 

 

 

 

 

 

 

열등감에 사로잡힌 그대에게

축하한다 그대여,

그대는 지금

인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을

마음 속 깊이 모시고 있구나.

부러워라.

그는 진실로 위대한 스승이며

무한한 자원이자

거대한 에너지이니,

나는 그대가

오늘 그대 마음속에 임하신

열등감이란 이름의 현자를

소중히,

또 소중히 영접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그대는

내 말을 수긍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대는 여지껏, 너무나 가혹하게

열등감이라는 이름의 스승에게 시달렸을 수도 있으며,

그의 노예가 되어

힘들고 어두운 삶을 살아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대는 말할 것이다.

열등감 따위가 무슨 스승이냐고,

그 따위가 무슨 자원이며,

그게 무슨 에너지냐고...

그렇다 그대여.

그럴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 있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그대는 우선 열등감의 놀라운 업적들을 알아야 한다.

짧은 시간

그 무한한 업적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만을

나는 그대에게 말해주고자 한다.

그대여.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열등감이

인간을 우주에 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표범처럼 빨리 달릴 수 없다는 열등감이

인간에게 자동차를 안겨다 주었으며,

허약한 신체를 가졌다는 열등감이

인간을 지구의 생물 중

가장 뛰어난 의학을 가진 존재로

만들어 주었다.

그렇다 그대여.

만약 인간에게 열등감이 없었다면

인간은 참으로

하찮은 존재로 살고 있을 것이며,

인류의 역사는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무한한 에너지인

열등감을 지닌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너무나 당연하고, 또 정상적인 일이다.

나는 오히려

열등감이 없는 인간 -

자부심이 지나쳐

자만심을 지닌 인간이야말로

그릇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열등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그대가 타인의 잘난 점을 볼 줄 안다는 것이며,

더불어 그것을

인정할 줄 아는 겸손함을 지녔다는 말이다.

새보다 못할 게 없다는 자만심을 품었더라면

라이트 형제는 결코 비행기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표범이 부럽지 않았다면

인간은 결코 자동차를 얻지 못했을 것이며,

자신의 허약함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소중한 목숨들을

인류는 질병으로 잃어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 그대여.

열등감은 세상을 발전시키는

위대한 스승이자

무한한 자원이며

거대한 에너지이다.

진실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 이들은

한결같이 끝없는 열등감을 가졌던 이들이며,

더불어 그 열등감을

자신의 에너지로 사용할 줄 알았던 사람들이다.

니체도 키에르케고르도,

고흐도 렘브란트도,

그리고 우울한 귀머거리

악성 베토벤 역시

끝없는 열등감 속에서

평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아마 그 나열은 끝이 없을 것이다.

슈바이처도 그러했을 것이며,

퀴리 부인도 그러했을 것이며,

스티븐 호킹도 그러했을 것이며,

간디도,

심지어 마이클 조던도 그렇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대여.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대는 지금 이 위대한 스승이자 무한한 자원,

삶의 거대한 에너지인 열등감을 지닌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때로

그대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실지로

그대의 삶은 지나친 열등감으로 인해

상당히 훼손되었을 수도 있다.

왜 그런 것일까?

지금껏 나 이외수가 한 말이

모두 거짓이기 때문일까?

그대여.

모름지기 열등감에 관한 한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한 부류는

열등감의 노예가 된 자들이며

다른 부류는

열등감을 자신의 노예로 삼은 자들이다.

열등감의 노예가 된 자들은

자신의 삶을 파괴시켜 나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들의 열등감은 시기와 질투,

자포자기와 포장된 자만심으로

전이되어 간다.

그러나

열등감을 자신의 노예로 삼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들의 열등감은 노력과 극복,

자아성취와 당당한 자부심으로

전이되어 간다.

이렇듯 열등감은

사용하기에 따라

삶의 독약이 될 수도 있고,

삶의 연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그대가

열등감을 자신의 노예로 삼는 이가 되길 빈다.

그것을 발판으로,

또 그것을 연료로

더 큰 삶의 그릇,

더 높은 삶의 비행을

즐길 수 있는 이가 되길 빌어마지 않는다.

그대여.

그대는 지금 거대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것을 그대의 삶에 있어

노력의 원료이며

위대한 스승이자

충직한 노예이다.

진실로 진실로 나는 그대에게 이르노니

지금 그대가 지닌 열등감은

그토록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두려워 말라 그대여.

열등감이야말로 그대를 위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자원이니

더 많은 열등감,

더 처절한 열등감,

더 새로운 열등감을 찾아

그 모두를

그대의 노예로 만들어 버려라.

그대는 노예가 많아 좋겠다.

이제 더 이상 노예가 아닌,

사랑스런 그대여.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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