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수 변호사가 잡스를 알았다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라는 책을 냈던 서울대 수석합격한 장승수 변호사는 막노동꾼 출신으로 가스통을 배달하며 주경야독해서 서울대 법대에 수석입격하여, 변호사가 된 자수성가하신 분입니다. 그가 말하는 요즘 청춘들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걸까?



그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간 상태로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 대학교는 꿈도 못꾸는 현실 속에서 식당을 전전하며 물수건 배달일과 가스통을 배달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이 꿈틀거리는 열망과 대학교에 간 친구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열등감으로 인해 마음을 단단히 먹고, 딱 1년간 막노동으로 생계비를 벌어놓자 하고, 그 다음부터는 모은 돈으로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장장 5년간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독학으로 시작하다보니 긴 세월을 공부에 투자를 하셨네요.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졌다는 말,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것 같아요. 그런 냄새가 자꾸 나요. 돈없는 집 애들은 꿈도 꾸지 못하게 하려고 말이죠. 왜냐하면 돈 없는 집 애들까지 꿈꾸고 덤비면 자신들이 위험하니깐 말입니다."


그는 오히려 개천에서 용 나기가 더 쉬워진 게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옛날에는 영어공부를 하려고 해도 비싼 과외선생이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인터넷만 있어도 되는 것 아닙니까. 오히려 기회와 문은 더 많아졌어요. 가난하고 지치고 힘들수록 더 악착같이 꿈을 꿔야 하는데, 쉽게 포기해버리니깐 그게 안타까운 거죠. 사회에 나와서 보니깐 성공하는 방법은 정말 다양한데 말이죠"


역시, 승자의 긍정적인 자기인식이 느껴졌습니다. 시대와 상황 탓이 아니라 본인 의지의 문제라는 것을 그들은 경험했고 뚫고 나왔기에 그런 말이 일리가 있게 들립니다. 그들의 말에는 경험담 속에서 자신이 진리라고 증명했기에 힘이 느껴집니다.


20대에 '스티브 잡스' 를 알았다면, 서울대 가려고 발버둥치지 않았을 것.


"아이폰이라는 것도 실은 세상에 이미 다 있던 부속과 아이템을 조합한 것 아닙니까. 세상에 있던 것을 다르게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면 별 게 아닐 수 있다는 거예요." 장승수 변호사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저커버그를 소재로 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본 적이 있어요. 법률가인 제가 보기엔 저커버그가 친구들 아이디어를 도용한 게 맞거든요. 윈도우도 빌 게이츠가 처음 만든게 아니잖아요. 대단한 건 맞는데, 다들 다른 누구 것 가져온 거 아닙니까. 사실 저 같이 머리 나쁜 놈도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걔들도 '짜집기' 인데 우리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장승수 변호사가 20대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스티브 잡스라는 분을 요즘 젊은 친구들이 보면 무지무지하게 힘이 날 것 같은데요. 제가 만일 스무살 때 잡스라는 분을 알았다면 인생이 확 달라보였을 겁니다. 서울대 가려고 그렇게 죽기살기로 발버둥치지 않았을 겁니다." 서울대 법대에 가기위해 치열한 젊은 날을 보냈던 장승수 변호사님이 이말을 하니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1990년대 초반 대구라는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만나는 사람이라고 해봐야 동네 사람들, 친구들이 전부였죠. 정보도 없고, 꿈을 꾸기도 어려웠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잡스를 봤으면 컴퓨터에 목숨 걸었을 겁니다. 지금 저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갔을 겁니다."



"꿈만으로는 왜 안 되죠? 그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진짜 꿈이 없기 때문아닌가요?" 식당에서 땀흘리며 물수건과 가스통을 옮기던 스무살 때의 그는 서울대 1등이 꿈이였습니다. "그땐 서울대 1등이 저를 지탱했습니다. 1등하는 꿈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렸죠. 아무리 힘들어도 1등 해서 서울대 정문에 들어가는 장면만 생각하면 가슴이 '쿵'해지고 그랬죠. 꿈이라는 건 그것만 생각하는 겁니다."


"정말 인생에서 유일하게, 가장 에너지 넘쳐나는 20대인데 눈물 날 정도로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몰입하면 다 되지 않겠습니까. 용기와 무모함만 있으면 다 되는 것 아닌가요. 안돼도 후회가 없을만큼 그 정도로 말입니다."


장승수 변호사님은 여전히 악착같이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하네요. "공부할 떄와 똑같습니다. 출근해서 단 1초도 딴 짓 안하고 일만 합니다. 점심도 30분만 먹고, 담배 피울 때도 사건 생각만 합니다. 변호사들 신문 다 보고, 바둑도 두고 그러는데 이 방에서는 그런 것 전혀 없습니다. 밤 11시 퇴근할 때면 옛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집에 갈 때처럼 뿌듯하게 퇴근하는 거죠."


변호사가 됐으면 좀 여유있게 살아도 될 텐데 굳이 왜 또 그렇게 살까 라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거든요. 공부는 게을러지면 내 인생 망치는 것으로 끝나지만 변호사일은 의뢰인 인생까지 망칩니다. 어떤 변호사가 맡아도 결과가 뻔히 보이는 사건도 혹시 다르게 접근하면 잘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부담이 장난이 아니에요. 자다가도 새벽에 벌떡벌떡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서 담배 한대 피면서 사건 생각합니다. 너무 힘들어도 가끔은 날씨 좋을 때 도서관서 책이나 읽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