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의 힘겨운 데뷔전 - SBS스페셜

88만원 세대의 힘겨운 데뷔전


50개주 50개의 직업을 경험하는 미국 청년 대니얼


대니얼 세디키는 남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26살의 청년으로, 50개주의 50가지 직업을 체험해보겠다는 프로젝트를 스스로 실행해봅니다.

위스콘신에서는 치즈만드는 곳에서 일해보고, 인대애나에서는 사과농장, 국립공원 관리인도 체험해보고, 켄터키에서는 말농장에서 일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네브래스카주에서는 옥수수 재배 농장에서 일하는 경험을 했다고 하네요.


밀워키 주에서 처음 해보는 얼음낚시 체험중인 대니얼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혼자 막상 이곳저곳을 경험하겠다고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두렵기도 하고 막막하였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우셨고, 아버지는 말없이 생수 2병을 주셨습니다.

그래도 그는 씩씩하게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농장일, 공장일, 목수일, 공원관리일 등 이것저것을 일주일씩 경험합니다. 따뜻한 남캘리포니아 출신인 대니얼이 밀워키주에가서 얼음낚시 체험도 해보고,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일과 더불어서 경험을 해나가고 있는 대니얼에게는 이제 처음이라 자신없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 24번째 주 일리노이 주에 들어가는 중에 동영상을 촬영중


이제 그는 새로운 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일을 체험할 것입니다. 그는 이런 과정들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습니다. 블로그인지 홈페이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에게 매일 수백통의 이메일로 오면서 사람들이 응원하며, 대니얼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합니다.


유럽의 천유로 세대


우리나라에 '88만원' 세대가 있다면 유럽에는 '1000유로' 세대라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만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괴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건 분명한듯 합니다.



프랑스 청년 그레고와 베송은 26살의 파리 저널리즘 그랑제꼴 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인재라고 합니다. 그런 그도 좋은 직장을 잡지 못해 3년동안 2번의 인턴경험을 하고, 정규직을 갖지 못했다고 합니다.


장기불황의 일본 젊은이들


장기불황의 여파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일본의 젊은이들은 PC카페에서, 하루 만오천원 정도로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에서 방을 구하지 못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고시원과 같은 공간입니다.


▲ 일본의 PC카페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간


이외에도, 네트카페라고 하는 인터넷카페, 만화카페에서도 숙식을 해결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일본의 십년뒤를 따라간다고 할 수 있기에, 몇년 뒤 한국의 암울한 모습이 되지않을까 싶어 더욱 안타깝습니다.


수십번의 거절은 기본이다


한편, 한국의 28살의 대학교 광고학과 졸업생인 한국의 한젊은이는 50번이 넘게 이력서를 내고, 직접 각회사의 대표들을 찾아가서 만나보려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젊은이를 위한 자리가 없기에, 취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공연이력도 준비하지만, 안타깝게도 안되고 있습니다.


수천만원의 학비와 어학연수 비용 등을 들여서 중소기업에 취직하기에는 투자한 금액, 노력한 것에 대해 비용이 못 따라온다는 생각을 갖고, 스펙쌓기에 골몰하게 됩니다. 밀려있는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고, 부모님께 더 나은 직장,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장에 가고 싶은 심리도 있습니다.

토익은 850이상, 학점은 3.5~4.0이상, 해외어학연수 경험, 해외봉사, 공모전 입상, 인턴쉽, 각종 자격증까지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입니다. 이정도를 갖추면 그냥 취업이 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설문조사 결과, 90%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스펙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압박도 그만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남들은 취업경쟁이다 스펙이다 해서 골몰하고 있는 시기에 그런 것은 꿈도 못꾸고 당장 생계부터 해결해야 하는 젊은이들은 그럴 여유조차 없습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대학진학률이 80%가 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교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네가 못나서, 네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런거잖아.


더 노력해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봐. 저 친구는 벌써 저렇게 자리잡고 있는데 너도 해봐 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루하루 더 압박감을 쌓이고, 네가 부족해서, 네가 노력하지 않아서 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가슴에 박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경쟁은 현실입니다. 100명, 1000명이 한자리에 들어가기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차이로, 사소한 운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또한 막상 힘겹게 들어간 직장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안에서도 인사고과, 밤야근을 하면서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40대 중반에는 명예퇴직, 권고퇴직의 압박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아이들 한참 키우느라 돈이 더 필요한 40대의 시기에, 책상을 빼버리거나, 퇴직금을 삭감하고, 지방직으로 발령보냅니다. 후배들이 나보다 더 진급해버리는 상황이 오기도 합니다. 그것도 당신의 능력이 부족해서 입니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1000명 중에서 임원급으로 남는 인재는 1,2명입니다. 우리 사회는 성과사회로 치달았습니다. 개개인의 자신의 존재가 아닌, 존재의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만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더 능력을 갖추고, 능력이 없으면 성과를 못내면 도태되고 버려지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작은 취업전쟁부터 입니다. 그래서 결혼도 어렵습니다. 아이키우기도 힘듭니다. 30대,40대에 전세, 월세가 아닌 내 집을 갖기는 대다수가 힘들어집니다. 상위 20%,10%의 인재가 아닌 이상은 힘듭니다.

그래서 한국의 결혼률, 출산률은 최저, 자살률은 최고, 산업재해 사망률 최고수준, 안전불감증, 도덕불감증, 물질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가 현실이기도 합니다.


'피로사회'라는 저자 한병철의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이 시대의 '자기착취'에서 비롯되는 '성과중심'에서

오는 인간의 피로가 만연해 있는 것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은 생존의 히스테리에 밀려난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성과주체는 완전히 타버릴 때까지 자기를 착취한다. 여기서 자학성이 생겨나며 그것은 드물지 않게 자살로까지 치닫는다.

자기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을 동반하기 때문에 타자의 착취보다 더 효율적이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경쟁하면서 끝없이 자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 자기 자신의 그림자를 추월해야 한다는 파괴적 강박속에 빠지는 것이다. 자유를 가장한 이러한 자기 강요는 파국으로 끝날 뿐이다.

긍정성의 강요가 오히려 비인간적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대안적인 삶의 가능성, 방향찾기


너무, 암울한 내용들만 보여준 것같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희망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희망을 잃어버리면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립니다. 그럼에도 대안적인 삶의 가능성과 방향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게스트하우스, 카페, 맛집, 목수 등 좀더 여유로우면서 편안한 프리랜서적인 삶을 살아가는 삼십대 중반의 젊은 청년들이 이주하고 있으며,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면 산속에서 자급자족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크게 벌지 않고 자신의 공예품, 천연제품들을 만들어서 팔아보면 프로슈머들도 있습니다. 전주의 전통시장에서는 '청년몰'이라는 이,삼십대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가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열심히 일을하면서 공부하고 해외취업의 길을 찾아가는 젊은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삶의 방향과 도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도 쉬운 길은 아닙니다. 남들의 편견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대로 살겠다는 굳은 결심이 필요하고, 실천이 뒷받침 되어야만 합니다.
'패배주의', '비교의식'을 버리고 자신만의 길을 가고자 하는 뚝심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큐 마지막 부분에 나온 '패자는 죽는다'가 아닌, '너네 열심히 했는데 잘 안됐다' 하지만 힘내라라고 사회가 응원해주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든 것같고, 스스로 눈치보지 않고 남신경안쓰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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